L.I.F.E.S.T.Y.L.E

그리고 나는 울어버렸다.

요조숙녀*^^* 2011. 5. 21. 21:56

다행이었다.
집엔 아무도 없었고.
나는 TV를 보고 있었다.

좋아하지도 않는 통닭을 혼자서 한마리는 족히 먹었던 듯 하다.
속은 더부룩하고 소화는 되지 않고 기분은 더욱 나빠졌다.
그러다 TV를 보며 잠시 잠이 들었다.

밖은 갑자기 몹시도 추워졌고 비가왔으며 날은 점점 캄캄해졌다.
"딩동" 문자가 왔다.
어떤 내용인지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TV에서는 2002년에 방영된 화제의 인기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의 하이라이트 부분들이 재방영 되고 있었다.
복수와 경. 복수와 아버지. 복수와 미래.
웃다가 울다가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했다.
그리고는. 그냥 펑펑 울어버렸다.

울고 싶었지만 마땅한 핑계거리를 찾지 못했던 나는.
그렇게 한참이나 울음을 토해냈다. 아주 오래...
조금은 후련해진 마음으로 문자를 확인하고 답장을 했다.

내 마음을 알았는지 맥주 한 잔 하자는 친구의 전화가 왔다.
그리고는 다시 울음이 곧 터질것만 같아 약속을 다음으로 미뤘다.

부산에 있는 친구에게 몇 일 후에 바다를 보러 가겠노라 했다.
나를 위해 기꺼이 휴가를 쓰겠다는 친구.
참. 잘 살았구나. 내가 그래도 참 잘 살았구나... 

그곳에서 나는 버릴 것은 버리고 다시 나를 찾아오기로 결심한다.
예전의 나의 모습으로.
언제나 씩씩하던 그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