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e a good mother.

2017. 1. 27.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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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참 오랜만에 내린다.

올 여름은 그렇게도 더웠고, 장마기간도 없었다.

올 여름 한국에 태풍이 왔었던가..

어떻게 여름 내내 그렇게 햇볕만 뜨거울 수 있는지.

여름은 덥지만 그나마 비를 자주 볼 수 있어 참 좋은 계절인데 올 여름은 그 맛도 없었으니..

 

그렇게 덥기만 하더니 몇 일 전부터 갑자기 바람이 쌀쌀해졌다.

이제 가을인가....

어제 밤부터 비가 그렇게도 쏟아지더니 오늘은 종일 비가 좀 내리려나 보다.

 

우리 똥강아지는 역시나 오늘도 나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 1층으로 달려 내려간다.

한참 후에야 어기적거리며 1층으로 내려가니 아버지가 네 이야기를 해주신다.

아침 일찍 1층으로 내려온 너는 열려진 1층 테라스 문에 앉아 그렇게 한참을 비 구경을 하더란다.

5살아이가 무엇을 알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가만히 앉아 비를 바라보고 있더란다.

 

언니와 나는 우스갯 소리로,, "뭐 아무생각도 안하는 거죠 뭐~" 라고 말하며 함께 웃었지만.

난 순간 내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그때가 내가 학교를 다닐때였는지 유치원에 다닐 때였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작은 마당이 있는 주택에 살았던지라 비가 오면 그 운치가 참 좋았다.

물론 지금처럼 산이 바로 보이는 전망은 아니지만,, 비가오면 주택 나름의 그 운치가 있게 마련이니까.

나 역시, 비가 오는 날이면 안방 창틀에 앉아 그렇게 한참을 밖을 바라보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의 모든 기억이 생생하지는 않지만,

몇 가지 기억은 마치 사진처럼 아주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들이 있다.

 

빗소리가 좋았고, 비 냄새가 좋았고, 비가 올 때 한적하고 조용해지는 그 분위기가 참 좋았다.

그런건 누가 그렇게 말해주는 것도 아닌데 아주 어릴때부터 난 비가 그렇게 참 좋았더랬다.

그래서인지, 내 결혼식 날도, 네가 이 세상에 나오던 날도 비가 왔었다.

내 인생에 중요했던 날들엔 꼭 비가 와 주었던 것 같다.

 

그런 내 추억을 너에게 미처 말해 줄 기회도 없었는데.

너는 이미 내 어린시절 내가 하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게 나는 신기하지 않을수가 없다.

아니.. 내 머릿속 추억에 관한것도, 내가 좋아하는 그런 성향적인 것들도

유전자의 모습으로 너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걸까?

 

그래서 너의 존재가 내게는 더욱 감사하다.

함빡 웃을때 너무 사랑스러운 그 눈 웃음도,

네가 뭔가 잘못했을 때 오히려 애교를 부리며 내 화를 풀어주는 그 모습도.

그저 너의 모든 것들이 너무 감사하다.

 

가을이 오는 비오는 아침.

아버지와 언니, 네가 한데 어울려 공룡놀이를 하는 소리가 무척이나 요란스럽다.

쿵쾅쿵쾅. 너는 비명을 지르고, 온 가족이 이얏 이얏 하는 소리를 내는 모습이 너무 따뜻하다.

 

내게 주어진 이 모든것들이 참으로 감사한 아침이다.

행복과 따뜻한 마음이 내 온 마음을 덮여주는 기분좋은 아침이다.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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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이 된 우리 공주 손톱에 생애 첫 봉숭아물을 들여줬다.

함께 지냈었다면 벌써 작년에 해줬을텐데.  

작년엔 얼굴 본 것도 대 여섯번에 지나지 않으니..

이건 뭐.. 무늬만 엄마지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해 준적이 없는 엄마였다.

 

그렇게 아장아장 걷던 젖먹이를 떼놓고 헤어졌는데

몇 달에 한 번씩 한국에 올 때 마다 내가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부쩍 자라있는 우리 공주를 보면

기쁜 마음보다는 이렇게 예쁘게 성장하는 그 모습 하나 하나 봐주지 못해,

함께 해주지 못해 늘 마음이 아팠다.

 

이렇게 우리 공주에게 봉숭아 물을 들여 주노라니,, 참 많은 감사한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떠 다녔다.

 

 

네가 내 딸이 되어주어서.

내가 네 엄마가 될 수 있어서.

 

내가 없는 동안 이렇게 예쁘고 해맑게. 그리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서.

그리고 그간 곁에 있어주지 못한 엄마를 다시 따뜻하게 받아주고 이렇게 사랑해줘서.

내가 네 손에 이렇게 봉숭아 물을 들여줄 수 있는 따뜻한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해줘서.

 

마지막으로..

네가 아들이 아니라 딸이라서..

참 감사하다... 

 

 

너에게 봉숭아 물을 들여주고 싶었어.

얼마나 예쁠까..

저 작은 손톱에 빨간 물을 들여놓으면 얼마나 귀여울까.

첫 눈이 올 때까지 저 작은 손톱에 봉숭아물이 남아있을까.

넌 첫 눈이 올 때 어떤 소원을 빌까...

 

그래서 엄마는 여기저기 부탁을 했지.

엄마 아빠에게 운동 가시는 길에 봉숭아를 보면 꼭 따 오시라고,

언니에게는 어디 봉숭아가 눈에 띄이면 담뿍 따오라고.

 

결국..

네 이모가 그 미션을 성공했단다..

친구와 한적한 산 근처를 드라이브 하다가 갑자기 봉숭아가 눈에 보이길래 급하게 차를 세워 담뿍 따왔다는거야.

너를 끔찍히도 사랑하는 네 작은 이모의 정성이.. 너무 예쁘다.. 그치?

 

너는 어제부터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여달라고 엄마를 얼마나 졸라댔는지 몰라.

하지만 엄마는 어젯밤에 꼭 나가봐야 하는 일이 있었고. 

엄마 꽁무니만 쫄쫄 따라다니며 안가면 안되냐는 너의 강아지 눈빛을 보며 엄마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몰라.

마당밖까지 쫓아나와 잘갔다오라며 손을 흔드는 네 모습이..

그저 3시간 외출했다가 다시 돌아오는건데도.. 그렇게 마음이 먹먹하더라.

이런 너를 두고.. 내가 어떻게 그 오랜시간 너와 떨어져서 지낼 수 있었던걸까...

네 생각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너는 언제쯤.. 엄마 마음을 알까..

 

어쨌든..

너는 오늘 유치원을 하교하면서부터 또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자며 나를 볶아댔지.

봉숭아물을 들이는게 뭔지 모를텐데 그게 너에게도 그렇게나 설레이는 일이었나보다.

꽃물을 손톱에 들이는게 뭔지도 모를텐데 자꾸 엄마에게 먼저 해줄거라고 넌 난리법석이다.

 

네가 그렇게 기다리던 일을 드디어 시작했어.

봉숭아 꽃잎과 잎들을 넣고 너는 콩콩 빻기 시작했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처럼 난 그렇게 하라고 시킨적도 없는데 비닐속에 꽃잎을 꺼내 절구에 넣고 콩콩 빻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 나는 또 한 번 깜짝 놀랐어.

 

어느새 백반도 비닐을 뜯어 한 봉지를 절구에 모두 쏟아부으려 하는 걸 엄마가 겨우 말렸지.

얼마나 귀여운지..

 

 

엄마가 어릴 때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일때는 말이야..

손톱에 봉숭아를 올리고 그걸 랩이나 비닐로 감고 그걸 고정하기 위해 실로 탱탱 감아놨단다.

그런데 이게 실로 손의 비닐을 고정하는건 한계가 있거든.

보통.. 자고 일어나면 손톱의 봉숭아 비닐 몇 개는 이미 빠져나가 이불속이나 바닥에 나뒹굴고 있지.

아침이 되면 손톱에 남아있는 봉숭아들을 버리고 손을 씻어 손톱에 색이 얼마나 물들었나 확인하지.

그러면.. 이미 잠결에 봉숭아 비닐이 날아가버린 손톱의 물은 엷게 들어있고,

아침까지 봉숭아가 남아있던 손톱의 물은 빨갛게 들어있단다.

그게 너무 일률적이니 않으면 또 얼마나 속상하던지.

 

그래서 엄마는 비닐장갑과 종이반창고를 준비했지.

비닐장갑 손가락 부분만 네 손가락에 맞게 자르고 봉숭아를 올린 손톱에 씌운 다음에 종이 반창고를 감았어.

와.........................................

해놓고 보니.. 스스로도 머리를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들더라니까..

저렇게 종이 반창고를 붙이니 실을 감을때 손가락이 감기는 느낌이 없어서 편할테고.

봉숭아 물이 비닐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아 이불에 봉숭아물이 드는 일이 없을테고.

잠결에 봉숭아비닐이 네 손에서 빠져나가는 일이 없을테니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하하하.

 

아... 정말 멋진 아이디어라 스스로 감탄하며 네 손에 반창고를 감아주고 있노라니

너는 누워서 잠이 들 듯 말 듯 눈을 껌뻑거리다 갑자기 피식피식 웃는게 아니니..

그래서 왜 자꾸 혼자 웃는거냐고 물어보니.. 네 대답이 정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친구들이 보면 멋지다고 할거야."

 

하하하하하하하.

 

갑자기 엄마 친구가 뭐하냐고 연락이 오네..

네 손에 봉숭아물을 들여주고 있다고 하니,, 아니 요즘에도 봉숭아물을 들여주냐며..

하하.. 이게 바로 딸 가진 엄마의 행복 아니겠니.. ^^

 

 

공주야..

고마워..

네 손에 봉숭아 물을 들여주니까 옛 추억도 생각이 나고 너 만큼이나 엄마도 정말 행복했단다.

정말 너무너무 고맙다..

 

우리 공주 생애 첫 봉숭아 물들이기는 아주 대~~ 성공인 듯 싶다..

 

 

 

 

 

내일 아침이 너무 기대되네...

 

그런데 너는......  좋아할까???

 

싫어하면 곤란한데...

 

아주... 많이.......

 

왜냐면.....

 

이건.....

 

지워줄수가 없거든... ㅡ.,ㅡ^

 

무조건 네가 좋아해주길 기도하며 자야겠다.. ^^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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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맑음이에게 보여 줄 두번째 나라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란다.

 

엄마가 헝가리에 대해서 알고 있는건 한때 헝가리의 금지곡이었다는 "Gloomy sunday".

부다페스트의 아름다운 야경 정도였는데 이번에 가보니 맛있는 음식과 감동스러운 커피도 거기에 넣고 싶구나.

 

부다페스트는 그저 종일 걸어다니면 왠만큼 유명한 것들을 다 둘러볼 수 있어서

엄마는 정말 하루종일 그저 나긋나긋하게 시티를 걸어다녔단다.

 

 

 

 

저기 보이는 노란색 열차가 보이지? 

저건 유럽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 중의 하나의 트램이라는 거란다.

지하철과는 조금 다른데, 도로에서도 다닌단다. 나중에 엄마랑 같이 타보자~

 

 

그날따라 날씨가 얼마나 유럽스러운지.

비가 왔다가 해가 났다가 또 다시 비가 오다가 해가 저물더라.

 

비가 오면 잠시 비를 피하고

해가 나면 다시 따뜻한 햇볕을 맞으며 걷고

걷는게 너무 힘들어지면 예쁜 커피집에 들어가 커피 한잔을 마시며 하루를 보냈어.

 

걷다보니 예쁜 엽서, 노트를 파는 가게가 있더라.

디자인들이 다들 비슷한걸로 봐선 어떤 디자이너의 팬시샵 같은데 너무 아름다웠어.

언제나처럼 우리 공주님에게 쓸 예쁜 엽서를 하나 고르고 엄마 일기장을 한 권 샀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우리 공주님에게 엽서를 썼지.

꽤나 쓸쓸한 도시 분위기 때문인지 가족 생각이 참 많이 났어.

한국에서는 한참 대소변을 가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는 우리 공주님.

젖은 이불을 옥상에 널어놓고 서아 할머니랑 우리 공주님이 계단에 나란히 앉아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있는 사진을 보고 있자니 얼마나 가슴이 뭉클하던지.

육아를 하는게 보통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혀 힘들지 않다고,

늘 우리 공주님 칭찬만 하시는 엄마,아빠 생각에.

엄마, 아빠가 곁에 없어도 늘 씩씩한 우리 공주님 생각에. 또 한번 마음이 아팠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사랑이 가득하고 생각이 바른 부모님의 자식으로 태어나

한평생 가슴에 사랑을 가득 담고 살아갈 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엄마 역시 서아의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이제 엄마가 다닌 중앙시장을 보여줄께.

비가 많이 오는 날씨를 고려해서인지 시장을 실내에다가 이렇게 아름답게 꾸며놨네.

야채들이 얼마나 신선한지 싹 다 쓸어담아 엄마가 살고있는 도하에 가져가고 싶었지만...

그저 눈으로만 그 신선함을 즐기고 부다페스트의 대표 먹거리인 "구야시" (누군가는 굴라쉬라고도 하긴 하던데 뭐가 맞는 발음인지,,) 를 먹어봤단다.

소고기가 얼마나 연한지.. 입에서 녹는것만 같더라.

밥 한 그릇을 뚝딱하고 맥주한잔으로 마무리를 하니 얼마나 좋던지..

저 맥주 덕분에 엄마는 얼굴이 발갛게 물들어 한참을 가게에서 못나갔지만 그래도 좋더라.

 

 

 

 

 

 

 

 

 

 

 

엄마가 사진을 잘 못찍어서 그렇지 실제로 보면 중앙시장은 꽤나 아름답단다.

개장한지 100년이 훨씬 넘었다고 하니.. 대단하지?

 

이 다음부터 엄마는 또 한참을 걸어 부다 왕궁으로 야경을 구경하러 갔단다.

 

 

 

 

 

 

 

 

 

 

 

 

이 사진에서 보이는 다리가 바로 세체니 다리란다. 지금은 그저 이렇게 보이는 다리가 밤이되면 얼마나 아름답게 변하는지 몰라.

 

 

 

 

 

 

 

 

 

 

 

 

 

 

 

 

 

 

 

이곳이 부다왕궁에서 바라본 이곳이

도나우강이란다.

 

낮에보는 전경이랑 밤에 바라보는 야경은

정말 천지차이구나.

 

낮에도 아름답긴 하지만,,

밤에 보는 야경과는 비교가 안되네.

 

 

 

 

 

 

 

 

 

 

 

지금부터 부다페스트 여행의 하이라이트. 야경을 보여줄께.

 

그 전에 이 야경을 찍기위한 엄마의 몸부림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주자면,,

엄마가 이 야경을 사진에 담으려고 7시에 부다왕국에 올라갔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해가 지지 않는거야. 그래서 그 곳 카페 주인에게 몇시부터 야경을 볼 수 있냐하니까 8시부터는 볼 수 있을거래. 얼마나 춥던지. 따뜻한 차를 마시며 1시간 쯤이야 하고 기다렸지.

하지만 8시가 되어도 해가 지지 않는거야. ㅡ,.ㅡ

감기가 걸릴 것 같아 내려오려해도 여기까지 왔는데 이걸 못보면 내내 후회할 것 같아

한시간을 더 기다렸더니.. 9시가 넘어서부터는 슬슬 야경이 보이더라니..

이건 9시가 넘어서야 찍게된 야경 사진이란다.. 추웠지만 고생한 보람이 있네. 참 멋있어. 그치?

지금부터 감상해봐.. 엄마랑 꼭 부다페스트 야경 보러 가자~^^

 

사랑한다 우리 아기..

너에게 보다 많은걸 보여주고, 들려주고, 느끼게 해주고 싶구나.

리 맑음이가 조금만 더 크면 직접 네 예쁜 눈으로 보고,

따뜻한 가슴으로 네가 모든걸 직접 다 느낄 수 있게 해줄께..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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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맑음아.

엄마가 곧 너를 보러 갈 거라는 말을 할머니에게 들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아침에 이모가 네가 요즘따라 자꾸 내 사진을 가리키며

뭐시라 꼬시라 자꾸 알아듣지 못하는 이야기를 한다고 그러더구나. 우리 맑음이두 엄마가 곧 가는걸 아는거지?

빨리 보고싶다 나의 아가..

 

나의 해맑음아. 오늘은 엄마가 너에게 아프리카의 한 작은 도시인 다르살람의 이야기를 해줄까해.

다르살람은 탄자니아라는 나라의 한 도시야.

엄마도 탄자니아에 가기 전 까지는 그저 커피원두로 유명한 곳 이라는 것 밖에는 몰랐단다.

그런데 다르살람에 다녀와보고 나서는 다르살람의 매력에 푹 빠져서 언제 너와 꼭 한 번 다시 이곳을 찾으리라 다짐하게 되었단다. 너에게도 아프리카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거든.

엄마 친구들은 왜 그렇게 아프리카를 좋아하냐고 묻지만..

그건 엄마도 모르겠어. 엄마는 아프리카만 가면 뭔지 모를 밝고 좋은 에너지가 느껴지거든.

 

 

 

 

 

 

해질녘이 되어서 친구들과 바닷가로 갔단다.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우리 공주님 생각을 많이했어.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우리 공주님 정말 훨씬 더 행복하게 해줘야지.

엄마가 정말 좋은 엄마가 되어서 우리 공주님 잘 지켜주고 잘 키워줘야지 하면서 말이야.

 

 

 

 

 

해가 지면서 어우러지는 하늘과 땅, 바다의 모습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없었어.

정말 말문이 탁 막히는 순간이야. 자연이 이렇게 위대한 것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거든.

하루종일 맑은 하늘 한 번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종일 컴퓨터에 앉아있을 우리나라 사람들,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는 네 아빠.

새삼 엄마가 이런 모든걸 누리면서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또 한번 감사함이 느껴졌단다.

우리 맑음이에게도 이런 가슴 벅찬 광경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은데,,

머지않은 시간에 우리 꼭 같이 이런 멋진 광경들 같이 보러 다니자..

 

 

 

맑음아. 아프리카 친구란다.

귀엽지? 이 친구가 영어를 못해서 이름과 나이를 못 물어봤지만, 우리 맑음이와 비슷한 또래 같았어.

아니면 쬐금 더 오빠거나~^^

맑음아.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생김새가 다르고 쓰는 말은 다르지만 마음만은 모두들 같단다.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엄마들, 아이가 길을 가다가 넘어지면 일으켜세워 흙을 털어주는 모습들.

이런 소소한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참 살아가는 모습들이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해.

 

참. 엄마가 이곳 날씨를 말해줄께.

아프리카라고 하면 정말 엄청나게 덥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건 아니란다.

엄마가 이곳에 처음 갔을 땐 3,4월 이었는데 낮엔 덥긴한데 또 저녁이 되면 쌀쌀하기도 했어.

햇볕은 강하지만 바람은 선선하고 정말 좋은 날씨였지.

그리고 최근에 엄마가 7월에 이곳을 다시 찾았을 땐, 쌀쌀한 가을 날씨였단다.

이곳은 한국과 계절이 반대라고해. 그래서 지금은 한참 쌀쌀한 날씨란다.

 

참, 맑음아. 이곳의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하나 해줘야겠다.

맑음아. 남의 물건에 손을 대고 탐하는 버릇은 정말 나쁜 짓이란다.

이곳의 법은 정말 가혹하단다.

엄마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곳에 처음 왔을때 팔이 잘린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

그런데 그 때 캡틴아저씨가 얘기해주더라.

이 곳에서는 도둑질을 하면 벌로 팔을 잘라버린다는구나.

 

이곳이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에 먹을게 없어 어쩔 수 없이 남의 물건을 탐한 사람들도 있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단다.

남은 한쪽팔로 구걸을 하거나 지나가는 차량들에 볶은 땅콩을 파는 사람들이나 어린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마음이 아플수가 없어.

그 아이들은 무슨 죄로 그렇게 어린 나이부터 먹을게 없어서 구걸을 해야 하는건지.

맑음아. 맑음이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난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란다.

정말 가슴깊이 감사해야해. 적어도 우리나라는 노력 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는 있는 나라거든.

엄마도 그럴테지만 맑음이 역시 네 앞가림을 할 나이가 되면 너무 앞만 보며 살아가지 말고

우리보다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돌아보며 우리 공주님이 할 수 있는 작은 도움들을 기꺼이 내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 되자꾸나. 엄마도 노력할께...

 

다시 즐거운 이야기로 돌아가서 먹는 이야기를 좀 해볼께.

이곳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거의 1시간 정도가 걸려. 아프리카 시간이지.

이곳은 그 어떤 곳에서도 바쁜게 없어보여. 모든게 느긋하지. 그런게 참 좋아.

참,, 음식은.. 정말 정말 너무 너무 맛있어.

음식을 보면 왜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렸는지 이해가 갈만큼 말이야.

정성이 가득하고 맛 또한 기가 막히지.

 

먹을게 마땅찮은 유럽의 많은 도시들과는 아주 상반되지

정말 음식다운 음식들이야.

육즙이 풍부한 고기들과 신선한 야채들, 과즙이 풍부한 과일들까지.

우리 공주님이 이런 맛있는 것들 함께 먹어야 하는데 말이야.

 

 

 

이 사진은 엄마가 묵는 호텔에 뷔페 음식인데, 따로 주문하는 음식들은 이것보다 훨씬 근사하단다.

엄마가 이때는 배가 많이 고파서 정신없이 사진을 막 찍어버렸네. ^^

우리 공주님이 커피맛을 알 때 쯤이 되면,

이 곳의 커피가 그 명성만큼 얼마나 근사한지도 맛 보여주고 싶은데 말이야.

 

커피를 마셔보면 우유를 탄 커피가 맛있는 곳이 있고, 우유를 타지 않은 커피 자체가 더 근사한 곳이 있어. 우유가 맛있는 곳은 우유를 타면 커피가 훨씬 부드럽고 더 맛있어지지만,(많은 유럽에 가보면 우유가 정말 끝내주게 고소하게 맛있는데, 그 곳들은 그냥 아메리카노보단 카페라떼가 훨씬 아주 더 맛있단다.) 원두 자체가 근사한 곳은 우유를 타지 않는게 훨씬 더 맛이 좋아.

이곳은 절대적인 후자의 곳이지. 이 곳 커피엔 절대 우유를 타지 않아야 해.

그래야 탄자니아 원두가 지닌 고유한 향과 부드러운 맛을 느낄수가 있거든.

정말 이곳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커피의 맛을 가진 곳이란다..

우리 맑음이가 20살이 되는 날, 엄마랑 함께 여행을 다니며 꼭 맛있는 음식들, 근사한 커피들 함께 마셔보고 많은 얘기도 나누고 그러자!! ^^

 

맑음아. 엄마랑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사파리투어도 가고 킬리만자로에도 꼭 함께 가자!!

킬리만자로 공항이 얼마나 소박하고 귀여운지 우리 맑음이가 봐야하는데.

엄마는 그 초등학교 같은 공항을 보며 동료들과 한참을 웃었단다.

그렇게 예쁘고 맘에 쏙드는 공항을 본 적이 없거든. ^^

그날을 생각하면 엄마는 벌써부터 마음이 너무너무 설레이네.

 

사랑한다 엄마 딸아.

엄마가 지금은 우리 공주님에게 사랑한다 말해주지 못하고, 엄마의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지는 못하지만 엄마가 늘 우리 공주님을 생각하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단다.

엄마는 맑음이 역시 엄마와 같은 마음이라는 걸 알아.

못난 엄마때문에 너무 일찍부터 엄마 마음을 헤아려주는 우리 착한 딸이라는 것도 엄마는 안단다.

네가 해주는 엄마를 위한 배려들을 엄마는 알기에 우리 공주님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프단다.

너 같은 딸이라면 열이라도 키우겠다는 할머니, 할아버지 말이 생각나 웃음이 나네.

엄마가 정말 자식복은 확실히 있나보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공주님을 만난걸 보면 말이야.

 

엄마가 가슴깊이 사랑한다 우리 맑음아..

 

이 날 다르살람 하늘이 너무 청명하고 높고 아름답더라.

날씨는 우리 맑음이처럼 너무 해맑았고..

보고싶다 내 사랑..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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