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서점을 가려고 지하철을 탔다.

중앙로 지하철을 내리니..

고인들의 사진들이 벽에 붙어있었다...

 

아.....

잊고 있었다...

벌써 20년이 되었구나...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이 떨어진다..

나는 그 시절을 살았기에 가슴에 사무치는 슬픔을 어찌 할 수 없다.

그 사고의 피해자가 나였을수도 있다.

그저 우리는 그들보다 운이 좋았을 뿐.

우리의 이웃들. 동네 아저씨였을수도, 동네 아주머니였을수도.

동네 동생들, 동네 언니 오빠들.. 

그리고 내가 좋아했던 그 남학생도...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여기 저기서 전화가 걸려왔고..

시내 지하철역 인근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매운 연기와 냄새가 진동을 했다..

 

 

대학교 때 좋아하던 남학생이 있었다.

한번도 말을 붙여본 적도 없었다.

체육과 학생이었다.

내 생전 그렇게 잘생긴 아이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같은 단과 건물을 사용했기에 지나가다 자주 얼굴을 봤다.

친구들과 지나가다 그 남학생이 곁을 지나가면 

나의 마음을 알던 친구들은 내 옆구리를 쿡쿡 찔러댔고 나는 그렇게 그를보며 늘 설레었다.

2년동안 그러했다...

2년동안 그 남학생만 보면 이유없이 그렇게 설레었다.

 

고백 한 번 해보지 않았다.

그럴 생각도 못해봤던 것 같다.

곁을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그렇게 설레었는데..

 

친구들이 그 남학생이 그 지하철에 타고 있었다고 했다...

 

아직도 그 남학생 얼굴이 눈에 선하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훤칠한 키..

그는 한 눈에 띄는 그런 사람이었다.

 

 

사고 이후 한동안 시내를 나가지 못했다.

시내를 나가도 지하철 역 인근을 갈 생각도 못했다..

너무 슬프고 가슴아파서..

 

사고 후 어느 날 언니가 지하철역에 추모를 하러 간다고 했다.

힘든 발걸음이었다..

지하철 역 앞은 온통 피해자를 추모하는 백합과 꽃다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하철 역 입구는 참담할 정도로 새카맣게 그을러있었다.

중앙로 역 지하철 입구에서 지하철까지는 한참 멀다.

두 층을 내려가서도 조금 더 내려가야 지하철을 타는데

입구부터 새카맣게 그을러져 있어 그날의 비극이 다시 떠올랐다.

 

이런 비극적인 참상 앞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그저 운이 좋았다는게 죄송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아무 죄 없는 선량하고 평범한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었는데..

 

저 액자 근처 피해자의 유족들이 몇 분 앉아계셨다..

그 어떤 말도 건넬 수 없었다..

 

백합을 하나 올리며 기도를 드렸다..

그날부터 20년동안 너무 감사함을 잊고 이렇게 살아왔다고..

그저 죄송한 마음이라고..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그곳에선 편안하시라고...

 

울며 기도를 하는 내 모습을 우리 아이는 그저 멀뚱히 쳐다보았다..

목이매여 그 날의 사고를 설명해 줄 수가 없었다..

그 비극을 어찌 설명을 할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이렇게 가슴이 아프고 먹먹한데..

 

 

유족자들의 후속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기사가 수두룩하다..

심리치료를 연간 40만원 지원했는데 그 마저도 기간이 끝난단다...

정신과에 가보면 한번 상담을 받는데에도 10만원 훨씬 넘어가는데..

말도 안되는 지원이다..

 

유족자들. 그리고 그 참상에서 살아남은 부상자들..

평생 그 괴로운 기억을 안고 살아갈텐데..

그리고 그 연기를 마시고 후두쪽에 후유증이나 병이 생긴 사람들도 정말 많았을텐데..

 

 

우리는 너무 무관심했다.

우리는 단지 그들보다 운이 조금 좋았을 뿐인데..

감사함을 잊은 채 피해자들에게 너무 무관심했다..

 

 20년동안 그 지옥에서 그들은 어떻게 버티었을까..

그들에겐 삶이 살아가는게 아닌

죽지 못 해 살아내어야 했던.. 버티어야 했던 삶이 아니었을까...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날의 비극을....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을...

대구시가 어떤 욕을 먹어야 그들에게 지원을 늘릴것인가..

 

너무 슬픈 하루다...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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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버리면 덧없어 지는 것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뭘 그렇게 놓지를 못해 유난법석을 떨었는지..

지나가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꽤나 고민하고 아파하며 살았다.

별것도 아닌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에..

 

지금은 알지만 그때는 알지 못했던 것들.

겪어보면 아무것도 아닌걸 알게되지만..

겪지 않았을 땐 내겐 다가올 것 같지 않았던 일들.

 

그래서 그렇게 잘난척 하지 않아도..

그렇게 유난떨며 살지 않아도 되..

살아보면.. 니 삶이나. 내 삶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되거든.

 

좋은 동네에 살아도.

좋은 집에 살아도.

비싼 차를 몰아도.

살다보면 다 똑같아.

그저 한순간 우쭐한 느낌이 전부인데.

그게 뭐라고..  남의 시선 신경쓰느라 그렇게 애를쓰고..

 

그럴듯해 보이는 관종들의 삶.

백조들의 몸부림 정도로 생각해주면 되.

'참... 애쓴다....' 

그것도 노력인데... 

 

한 달에 100만원을 벌어도.. 그 이상... 충분히 번다고 해도..

일하다보면 그것도 감흥이 없어.

돈을 많이 벌면 또 그만큼 일하느라 돈 쓸 시간이 없거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있으면 돈 쓸 시간이 없고..

 

어느 캡틴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밤하늘의 별들을 보며 밤비행을 하고 있노라면..

우리 삶의 모든 고뇌가.. 우리의 이 삶들이 참으로 작아 보인다고..

 

그러하다..

우리의 삶이... 

그저 오늘 하루 또 많이 웃고 행복했으면 그걸도 참 잘 살았다 하면 된다..

 

나는 오늘 종일 가족들과 함께 마음이 따뜻했고.

온천에서 몸도 따뜻했고.

맛있는 음식들로 내 배도 적당히 호강했고.

내일은 오랜만에 출근하는 날이지만.. 

그것도 괜찮고..

 

참 잘 살아낸 하루다..

그렇게 또 하루 하루 이렇게... 

잔잔하게.. 소소하게... 

그렇게 또 한 주 행복하게 보내보자..

뭐 그렇게 대단할 게 없는 우리 인생이니..

매일 매일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것을...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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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읽었던 어떤 책에 이런 말이 있었다.

 

잊지 못하는 어떤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때 그 사람을 사랑하던 내 마음을 잊지 못하는 거라고..

 

10여년만에 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한때 내 연인이었고 내 가장 친한 친구였던 그에게서.

 

반가웠지만 불편했고

답장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망설여졌다.

 

잘 살고 있다고.

우리 또래가 그렇듯 가정에서, 또 직장에서 열심히 살아내고 있다고.

 

그 친구는 많이 다쳤었다고 했다.

지금 많이 회복했고.

그러면서 내가 많이 생각이 났었다고..

 

더 이상 답장을 할 수가 없었다.

농담으로 받아주기도, 더 이상 물어보기도

 

지나간 일은 추억일 뿐이다.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더 아련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는 일이고.

 

추억을 현실로 끌어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

끝이 난 인연에 마음을 쓸 만큼 내 마음은 여유롭지가 않다.

 

내가 마지막으로 해 줄 수 있는건.

행복하길 빌어주는 마음뿐..

지나간 추억보다 미래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멋진 우리의 모습을 위해.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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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세상의 모든 영원할 것 같은 것들도 영원한 것은 없었다.
그렇게 선명하던 모든 것들은 조금씩 흐릿해지고 흐려져
본연의 모습이 무엇이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때가 있다.
혹은 오리지널 사실에 나의 주관적인 감정을 덧입혀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들에 내 머릿속에 집어넣기도 한다. 
이제는 사실이 무엇이었든 그 누구에게도 중요하지 않기에.

그 순간 나는 아마 반포대로 위를 달리고 있지 않았었나 싶다.
그 몇 일 전 서울엔 함박눈이 왔었고, 온 도시는 눈에 뒤덮여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날씨는 무척이나 추웠으나 다행히 나의 손은 그다지 차갑지가 않았다.
코 끝이 시리도록 추웠던 그 순간, 창 밖으로는 해가 저물고 있었고 모든것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그 순간을 잊고싶지 않았기에 나는 주저없이 사진기를 꺼내 들었다.
차는 달리고 있었지만 한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흔들림은 중요하지 않았기에. 
그 순간. 그 시간이 영원했으면 했다. 시간이 더 이상 지나가지 않기를 바라면서.

항상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아니 나는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을 했었던 내가.
그 순간만큼은 그저 제자리에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 몇 달 동안은 그랬었던 것 같다.
제정신이 아니었던듯 싶기도 하다.
아마 그래서 더 행복했었을수도 있겠고.

이제와서 그때의 사실들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내가 기억하는 한 순간들.
그저 한순간 미소지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마음 따뜻해지는 기억들이기에.

저 날 저 순간 나는 결혼이라는게 사람을 참 행복하게 해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기억을 했었던건 분명히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기억조차도 언젠가는 흐려질 날이 오겠지.
바라는게 있다면, 기억이 흐려지는건 어쩔수가 없지만 아주 잊혀지지는 않았으면..
아주 잊혀지기에는. 그 날의 내 마음은 너무 따뜻했었기에.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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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가 중요한 이유는?
지금 이 순간이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기 때문이지.
래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야하며,
매 선택의 갈림길에서 항상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매 순간의 선택이 내일을. 한달뒤를. 일년뒤. 10년뒤
그리고 미래의 내 모습을 만들어 낼 테니까.

같은 사람과 같은 장소에 함께 있지만 같은건 단 하나도 없다.
변해버린 너도. 나도. 그리고 같은 장소 조차도.
모든것은 흘러가고 또한 변해간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지금 이 순간조차도.

우리가 기억하는 그 시간은.
우리 인생에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는다.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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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L.O.V.E/그리움 2011. 3. 7. 22:20 |



검은 기름때가 묻어버린 흰 옷은 처음처럼 돌려놓을수가 없다.

그 아무리 많은 노력을 할지라도.

흔적이 남아버린 그 모든것들에 대해 지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

그저 흔적이 약해지기를 시간의 힘을 빌어 버티는 수 밖에.

대부분. 시간의 힘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참. 이상하다.

다 잊었다고 방심하는 그 순간.

불현듯 떠오른다.

대부분 이젠 아무렇지도 않지만 때로는 아무렇지 않고 싶지만 그럴수 없는 내 마음 그 흔적들이.

너무나도 아련한.

너무 예쁜 추억들이라.

이젠 돌이킬 수 없는 기억들이라 더욱 마음이 아파지는.


그건 사랑이었다.

사랑의 흔적은. 가혹하다.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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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L.O.V.E/그리움 2010. 10. 3. 19:49 |




세상에서 단 한 장밖에 없다는 희소가치성이 가장 큰 장점.

그 하나를 나누어 가질 수 없다는 것이 단점.

또 하나의 장점을 말하자면.

정리하기 편하다.

파일로 남아있는게 없어 그냥 버리면 그만이니까.

얻기도 편하고 버리기도 편한.

사람 마음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얻기도 편하고 버리기도 편할 수 있었으면.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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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L.O.V.E/그리움 2010. 10. 1. 10:19 |





참 헛된 욕심이라 생각했다.

헛된 망상이라 생각했다.

내가 다시 너를 찾는 일.

난 너를 다 잊었다고 생각했다.

아니다. 잊고 싶었던 것이다.

잊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꿈에서 다시 너를 찾았다.

그리고 잠에서 깨었고.

나의 가슴은 찢어질 듯 아파왔다.

왜. 왜. 그땐 내가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건지.

그게 최선의 방법이었던 건지.

그저 인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왜. 넌 내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는건지.

내 앞에 나타나지 않을거면.

제발 마음에서도 사라져버려라.


보고싶다.

내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고.

우리 예전의 애틋한 감정이 서로에게 없어도 괜찮다.

그냥. 니 얼굴을 한번만 봤으면 좋겠다.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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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내 곁에..

그림자 하나가 생겼다..

언제 어떻게 내 곁으로 다가왔는지 알 수 없었다..

처음엔 경계했고 다음엔 호기심이 일었고 곧 그 신비한 그림자를 알고 싶어졌고..

그리곤..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소리없이 다가왔던 것 처럼.. 

또 그렇게 떠나버렸다..

아무 언지도 없이..

현실이었을까??

혹시.. 난.. 꿈을 꾸었던 것은 아닐까..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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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그 어떤것을 영원하다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영원에 대한 진실은 영원한 것은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사랑도.. 꿈도.. 희망도.. 열정도.. 젊음도.. 믿음조차도..

내겐 그랬다..

그 어떤것도 영원한 것은 없었다..
그래서.. 내 자신을 더욱 믿을 수 밖에는 없었다..
그 어떤것도 영원한 것은 없었기에..

사람 마음이라는게..

흘러가는 바람과 같아서..
한곳에 머물수 없다는걸.. 잘 알기에..
이제는.. 더 이상.. 사람 마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미련을 갖지 않기로 했다..

나를 지켜주던..
세상의 그 어떤 악의 존재로부터 나를 지켜주던 그 두터운 방패가..
사랑이 끝이 나는 어느 순간..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내 가슴속에 날아와..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 나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무시무시한 무기로 변하는 걸 본 이후..
더 이상.. 그 사랑이라는 무서운 감정을.. 믿지 않기로 했었다..

하지만.....
그 무시무시한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의 허무함을.. 알면서도..
왜 나는 항상 사랑을 꿈꾸게 되는가..

믿게될수록.. 사랑하게 될수록..
그  비수는.. 더욱 날카로워지게 될 거라는걸 잘 알면서도..

영원한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어떠한. 감정도. 이 세상의 그 어떤것도.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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