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은것도 정말 오랜만이다.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영화들이 늘 이런 좋은 음악들이 함께하는 영화였던 듯 싶다.
원스, 비긴어게인, 싱 스트리트, 러덜리스 그리고 라라랜드까지..
라라랜드..
왜 그렇게 이 영화가 보고 싶었을까.
동화같은 포스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사람들의 스포 때문이었을까..
혹은,,, 내 옛사랑을 떠올리고 싶었던 내 속마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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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난 이 영화를 보며 나의 20대를 다시 떠올렸다.
가진게 아무것도 없어 내세울게 아무것도 없었지만
어쩌면 그래서 조건없는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었던 내 20대.
피가 전혀 섞이지 않은 생판 남을 그렇게 가슴깊이 좋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준 사람.
서로의 꿈을 격려하고 응원하던 그 시절.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며,
내가 원하는 미래가 당장 내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며 투덜대는 내 어깨를 툭툭쳐주던 사람.
그래도 해낼거잖아.. 믿는다.. 라며 응원해주던 사람.
그땐.. 그 기억이 평생갈거란 생각을 했겠어??
그저 씩 웃고 말았지..
그때도 참 고맙기는 했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척, 나 자신보다 나를 더 믿어주는 네가 정말 고마웠거든.
아쉬운 마음은 없다.
오히려 그런 추억을 만들어준 그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 뿐..
살아가면서 이런 따뜻한 기억, 추억. 가슴에 가지고 사는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언젠가..
내가 승무원에 합격하던 날.
그런 생각은 잠깐 했었어.
내가 비행을 하고 있을 때 너를 승객으로 한번쯤은 태워보고 싶다는 생각.
보여주고 싶었거든.
내가 정말 하고싶던, 바라던 일을 결국에는 해냈다고..
나를 믿어주던 너에게 그런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
그렇게 찌질하게 징징대던 어린날의 내 모습말고..
나 스스로에게 꽤나 멋있다고 어깨를 쳐주고 싶은 그런 내 모습을,,
나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그런 모습을 너에게 보여주고 싶었지.
승무원이 무슨 하늘의 별도 아니고.
누군가에겐 그저 하나의 돈벌이에 지나지 않은, 그저 그런 직업일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너무나 간절하게 원하던,,
내 20대를 환하게 비추던 꿈이었으니까..
근데..
다시 생각해보면 그건 아닌것 같아.
내 기억에 담겨진 네 모습이 아름다운거였던 거니까.
그리고.... 우연히라도 다시 보고 싶지가 않아.
너무....
슬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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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의 앤딩장면이 그렇게 슬플수가 없었다..
가슴이 얼마나 먹먹하던지...
순간 둘의 시선이 마주치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Welcome to Seb's................."
그리고 둘만 공유하는 기억, 그 기억속의 연주................
모든 사랑이 이루어져야만 아름다운건 아니라는걸..
미숙한 나는 30대가 되어서야 깨닫는다.
20대의 난 그런 생각까지는 할 여유가 없었다.
그땐 아파만 하기에도 내 작은 가슴으로는 모든게 너무 벅찼으니까.....
함께 기억할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이 있으면...
그걸로 충분히 아름다운 사랑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