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내 의지로 움직일 수 없는 것들이 있을 때.

그 어떤 노력도 그 일을 해결하는데 절대 도움이 되지 않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땐, 아무것도 하지 말라. 


 

예전에 책에서 이런 문구를 본 적이 있었다.

내가 지금 그 어떤 문구나 글귀에서 깊은 영감을 받는다면

그건 우연이 아니라 하늘이 나에게 주는 메세지라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힘이 되는 그 말은 나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나에게 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가끔 그럴때가 있지 않나?

우연히 화장실 문에 적혀있는 글귀 하나가,

책속의 어느 구절 하나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 흔하디 흔한 대사 하나가,

나를 흔들어놓는 그 한마디로 다가올 때가.

 

그건 그 어떤 존재가 우리에게 메세지를 주려고 하기 때문에 내가 보게 되는 거라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 말이 참 맞는 말인듯 싶다.

 


 

 

2차 세계대전에 참여했던 한 영국 군인의 이야기이다.

 

미얀마 정찰임무를 하고 있을 때였다.

정찰병이 돌아와 소대장에게 최악의 소식을 전했다.

엄청난 일본군들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고.

모두들 깊은 두려움 속에서 소대장의 마지막 명령을 기다렸다.

소대장은 소대원들에게 명령했다.

 

모두들 자리에 앉아 따뜻한 차를 끓여라.

 

모든 병사들은 죽기 직전의 상황에서 그런 황당한 명령을 하는 소대장이 제정신이 아니라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 소대장의 명령은 하늘과 같았기에 모두들 그 명령에 복종했다.

따뜻한 차를 채 다 마시기도 전에 정찰병이 다시 돌아와 소식을 전했다.

 

일본군들이 다른 길로 이동하여 퇴각로가 열렸다.

신속하고 조용하게 장비를 챙겨라. 자, 출발.

 

그들 모두는 무사히 그 곳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이후, 이 군인은 그의 삶에서 그 어떤 어려움으로 둘러싸일때마다 조용히 차 한잔을 끓인다.

 


세상은 매순간 변화하고, 삶은 하나의 흐름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엔 그저 아무것도 하지 말라.

자신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적당한 시기가 오기를 기다려라.

그 시기는 언제나 찾아온다.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 순간을 놓쳐 일을 더 악화시키는 일들이 여러번 있었다.

내 모든 노력들이, 그 어떤 노력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는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 자신이 못견뎌워 일을 더 그르치게 되는 일들이 있었다.

 

왜 이런 중요한 가르침은 이제서야 알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지금이 내가 이 가르침을 알아야 할 최적의 타이밍인 것인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땐 아무것도 하지 말아라는 말을 그 누구도 해준적이 없었다.

난 그저 순간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만이 옳은 일인지 알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땐 그저 숨 죽이고 가만히 있는 방법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사람이란 여러가지 실수를 할 수 있는 존재이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서 저지르는건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는 걸 내게 깨닫게 하려는건지.

 

지금은 그저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 순간인가보다.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그저 그 차 맛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그러다보면 내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적당한 시기가 분.명.히. 나를 향해 손짓할 테니까.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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