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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4.01 엄마, 오늘도 사랑해.

 

요즘 시간이 되는 주말이면 우리 꼬맹이와 함께 서점으로 간다.

 

우린 굳이 꼭 붙어있지 않아도 된다.

 

꼬맹이는 꼬맹이대로 보고싶은 책이 있고, 나는 나대로 보고싶은 책이 있으니까.

 

꼭 읽어주고 싶은 좋은 책을 발견하면 두어권 읽어주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그냥 둔다.

 

그러면 본인이 열심히 탐색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주고 싶어 안달이 난다.

 

 

오늘도 꼬맹이는 꼬맹이대로 나는 나대로 책을 보고 있다가 토끼 그림이 그려져있는 책을 한 권 봤다.

 

어릴때부터 토끼광인 꼬맹이가 좋아하겠다 싶어 우연히 들고 몇 페이지를 넘겨보았다.

 

글보다는 여백이 여백보다는 그림이 더 많은 책이지만 그 짧은 글들이 얼마나 내 마음을 흔들어놓던지.

 

 

토끼 삽화가 잔뜩 있는 책을 보고있자니 꼬맹이가 와서 무슨 책이냐고 묻는다.

 

 

우선 내가 읽었던 부분까지의 줄거리를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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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엄마가 예쁜 아기토끼를 낳았는데 그 아기토끼가 점점 커가면서 말을 하지 않더래.

 

 이상하다고만 생각하다가 어느 날 병원에 갔더니 그 아기토끼가 말을 하지 못하는 병에 걸려 있었대.

 

 아이가 듣지도 못하고 말을 할 수 없으니 엄마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아이가 알아들을 수 없었고

 

 아이가 바라는 걸 알리고 싶어도 엄마가 이해할 수 없었대.  

 

 그러던 어느 날, 둘이서 마트에 갔는데 엄마는 지갑을 가져가지 않아 아이가 원하는 걸 사줄수가 없었는데

 

 아이는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그저 엄마가 안 사주는 줄 알고 바닥에 누워 울면서 고집을 부리는 거야.."

 

 

" 엄마... 더 읽어줘. 더 읽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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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짧아 몇 편 더 읽어주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날 것 같은지..

 

의자 앞의 통유리 밖으로는 쇼핑하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데..

 

정말 눈물이 곧 떨어질 것 같았다..

 

 

꼬맹아. 우리 이 책 집에 가져가서 읽자.

 

집에서 잘때마다 조금씩 읽어줄께..

 

 

뒷 이야기가 궁금했던 나는 집에 돌아와 꼬맹이가 노는 동안에 혼자 쇼파에 앉아 책을 보고 있는데

 

우리 꼬맹이는 언제왔는지 벌써 옆에 꼭 붙어있다..

 

" 또 읽어줘. "

 

옷장사를 하던 엄마가 새벽에 물건을 하러 간 동안에 혼자 깨어버렸던 아기토끼가

 

무서워 혼자 울다가 지쳐 잠이 든 모습을 보며 또 아이를 감싸고 울어버렸다는 엄마...

 

 

책을 읽어주다 내 눈물이 뚝뚝 떨어지니 우리 꼬맹이가 나를 가만히 쳐다본다...

 

"엄마.. 왜울어..??..." 

 

"너무 마음이 아파서.. 아이가 혼자 무서워 울었을 모습을 생각하면 엄마가 얼마나 가슴이 아팠겠어..

 

 엄마가 그 토끼엄마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되어서 그래.. "

 

 

밤마다 이 책을 조금씩 읽어주며 눈물을 글썽거릴 것 같은데...

 

어찌 이 책을 다 읽어줄 수 있을지..

 

아이는 아이대로 학교에서 겪었을 아픔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고.

 

엄마는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가슴이 얼마나 아팠을지..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고..

 

 

 

마음이 너무 따뜻해지는 책.

 

 

주의. 참으려해도 자꾸만 새어나오는 눈물 주의.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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