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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25 이하선 종양 수술. 그 이후. 33

 

이하선 종양에 대한 글을 올렸더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병에 대해 물어본다.

 

이 병의 문제점은 정말 무서운 병임에도 불구하고 의사들 조차 이 병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경우에도 몇 년간 이 무서운 혹을 방치하고 키우게 되었고,

지금은 감사하게도 완쾌되었지만 다른 많은 이들이 이 병을 키우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이 병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한에서 조금 더 자세하게 서술해보고자 한다.

- 물론 지금부터 서술 할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담이고 정보이므로 신뢰도는 알아서 확인하시길-

 

이하선 종양.

 

침샘에 생겨나는 혹.

나의 혹 위치는 오른쪽 귓볼 바로 뒤, 목부분에 혹이 생겨났다.

여러 환자들 블로그를 찾아보면 대부분 귓 볼 앞, 뒤해서 그 근처에 생겨나는 혹인 것 같다.

 

원인

내가 찾아본 바로는 스트레스, 환경적 요인 이런 것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하다고 보는 원인은 전자파다.

 

왜냐하면 나는 휴대폰을 끼고 살았던 기간 내내 늘 오른쪽으로만 통화를 했다.

밤마다 가열된 전화기를 붙들고 내 얼굴, 귀가 얼얼해 질 때까지 통화를 하며 데이트를 하던때도 있었다.

실제 내 혹은 오른쪽 귓 볼 뒤에 위치했다.

 

그리고 이전에 언급한대로 내가 이 혹을 몇 년간 방치하게 된 이유는

많은 이비인 후과를 다녔지만 의사 선생님들도 이 혹이 무엇인지 몰랐다는 데 있다.

심지어는 개인병원이 아닌 대구에서 꽤나 크다는 준 종합병원 규모의 병원에서도 의사가 한 말은 같았다.

"갑자기 커지는 느낌이 드나요? 통증은 있나요?

크게 걱정할 건 아닌 것 같은데. 곧 없어질수도 있으니 조금 더 두고봅시다."

 

한 군데가 아닌 병원에 갈 때마다 선생님들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내심 뭔가 찜찜한 부분은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뜻밖에. 감기때문에 동네 내과에 들렀을 때, 언제나처럼 무심코 선생님께 혹을 보여드렸더니

선생님은 당장 종합병원에 가보라며 의뢰서를 써 주신게 내가 병 명을 알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세상에. 이비인후과 전문의들도 모르던 걸. 내과 선생님이 발견해서 말씀을 해주시다니.. ㅠㅠ

 

몇 년 만에, 종합병원에서 선생님께 내 병명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침샘에 생겨나는 혹으로 타액성 다형성종. 이하선 종양이라는 병명을.

 

감사하게도 내가 의사선생님 복이 있어 선생님은 이런 저런 자세한 상담을 해주시며

수술은 서울의 큰 종합병원에 가서 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씀이 참 맞다.

나는 수술을 생각하고 가장 고민이 되었던 부분이

수술 부위가 얼굴 부위이므로 흉터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다.

 

지방의 몇몇 종합병원에서도 수술에 대한 상담을 받았지만 아무래도 지방은 지방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 부위가 너무 눈에 드러나는 부위 그대로 수술을 하신단다.

오. 마이... 갓. 지방에서 수술하면 여자로써 인생은 끝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의 큰 종합병원에 이비인후과에서 다시 상담을 받았을 때 흉터에 대한 고민을 말씀드렸더니

헤어라인을 따라 귀 뒷쪽으로 수술을 해서 흉터가 최대한 보이지 않도록 수술을 해주시겠다고 하신다.

휴... 아... 정말 다행이다..

 

내가 알아본 바 서울 몇 군데의 종합병원에 권위자가 계셨다.

개인적으로 선생님께 진료를 받아보니 특정 선생님께 수술을 받아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서울의 큰 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하는 이유 중 또 다른 이유는

이 수술은 정말 많은 후유증이 동반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수술이다.

특히 이 혹이 양성이라 할지라도, 많은 신경이 오가는 위험한 부위의 수술이기 때문에

꼭 서울의 큰 종합병원에서 수술하기를 개인적으로 권장한다.

 

나는 모든 수술은, 그 분야에서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 선생님께 수술 받는게 가장 안전하다는 생각이 있다.

수술도 어떻게 보면 기술직이지 않은가.

수술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내가 가질 수 있는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서울의 병원은 아무래도 많은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의사 선생님들은 수술 횟수가 지방보다는 많다.

그리고 수술을 많이하면 많이 할수록 전문적이 되기 마련이니...

 

이 수술에 동반되는 위험요소는 참 크다.

많은 신경조직이 오가는 부위이기에 신경을 잘못 건드리면 안면마비가 올 수 있다.

수술 중 신경을 건드리기만 해도 그 감각이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몇 달이 걸린다고 하셨다.

 

나 역시 수술을 한 지, 5달이 되었지만 오른쪽 귓 볼은 감각이 돌아오지 않았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시간이 좀 더 걸릴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수술 중 혹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혹보다 더 크게 조직을 떼어내기 때문에 얼굴 대칭이 조금 안 맞아질 수도 있다.

 

침샘의 한 부분을 제거하기 때문에 기존에 침샘의 기능을 하던 조직들이 중간에 없어지므로

매운 음식이나 신 음식을 먹을 때 특히나 수술 부위에 많은 땀들이 날 수도 있다고,,,

(하지만 실은 그 땀이 땀이 아니라 실은 침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그래서 수술을 한 많은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귀 뒤로 흘러내리는 땀 역시 열심히 닦아야 한다는,, 슬픈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

 

나는 아직 이 후유증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수술 이후 매운 음식이나 신 음식은 먹지 않았다.

 

이 혹이 양성이라면 그저 떼어내면 그만이지만, 만약 악성일 경우....

예후가 가장 나쁜 암 중의 하나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만약 암이라면, 치료가 안되고 죽을 확률이 높은 암이란 말이니...

 

침샘에 생겨나는 암은 정말 위험한 암 중의 하나이다.

- 이 이야기는 수술 전날 들었다. 너무 무서워 침대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

 

수술 전날, 수술과 관련해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설명을 해 준건

담당 교수님이 아니라 다른 의사였는데... 나이대로 봐선 래지던트 인 것 같던데... 아 정말 욕이 나왔다.

 

물론 수술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은 말을 해주어야 하지만,

환자를 조금만 배려한다면,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말씀드리는거지, 모든 환자에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고.

수술 잘 되실거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해줬을텐데. 

니미럴. 이 인간은 인간미가 전혀 없는 냉혈한같은 인간이었던지라, 진짜 살벌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내가 이 인간을 싫어하는 또 다른 이유는, 수술 이후 소독을 이 인간이 해줬는데 정말 성의없이 하는게 느껴져서 이런 인간을 두번 다시 만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하지만 수술을 해주신 교수님은 정말 자상하고, 진심으로 걱정을 해주시는게 느껴져서 정말 다행이었다.

 

다행히 수술을 잘 마치고.

다시 병실로 돌아온 첫 날은 거의 잠을 못잤다.

너무 아파서.

뭐 그건 당연하지. 생살을 도려냈으니.

수술 부위에 피를 빼주기 위해 피 주머니를 달고 있었고,

수술 부위에 공기가 차는걸 방지하기 위해 얼굴 전체에 헤어밴드 같은걸 두르고 있었다.

 

몇 일 입원하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내가 입원한 병원엔 산책로도 잘 되어있고,

편의점에서 파는 원두커피도 맛있어서

입원한 기간동안 그리 우울하지 않게 잘 지냈던 것 같다. 하핫.

 

그런데 수술이 잘 된건 잘된건데,, 수술을 하고도 나는 아직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수술만 하면 끝이 나는줄 알았는데, 가장 중요한게 수술을 하면서 떼어낸 혹 조직이 어떤 조직인지 검사를 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 혹이 양성이라면 떼어내면 끝이지만,

만약, 악성이라면 또 다른 여정이 남아있기에.

 

그래서 수술을 하고 조직검사 결과를 보러가야 하는 그 기간이 정말 무섭고 괴로웠다.

 

검사결과를 확인하러 서울로 올라갈 때,, 잘 다녀오라던 부모님의 눈빛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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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하게도...

검사결과는 그저 양성 혹이었고.

수술도 잘 되었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휴............................................................................................

얼마나 긴장을 했었는지... 검사결과를 기다리던 그 일주일..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을 했지만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얼마나 괴로웠던가..

 

감사합니다..

정말 앞으로,, 더 열심히, 착하게 살겠습니다..

공주야,, 엄마가 더 좋은 엄마가 될께.. 고맙다..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을 나서며 맘 졸이며 걱정하고 있을 엄마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했다..

 

 

"엄마.. 나,, 건강하대."

 

"고맙다.. 그래.. 니가 이제껏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착하게 살았는데.

넌 그런 나쁜 병에 걸릴일이 없을거라고, 그래선 안된다고.. 기도하고 있었다.. 흑... "

",,,,,,,,,,,,,,,,,,,, ㅠㅠ"

 

소리내서 울지는 않았지만,, 가슴이 얼마나 먹먹해지던지..

급하게 전화를 끊고. 흐르는 눈물을 쓱 닦아냈다..

 

그날의 참 맑고 푸르던 하늘이..

내가 처음 이 병원에 와서 이 병명을 진단받고 악성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그때와 오버랩되며.

 

많은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오갔다.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와 그로 인해 내가 배워야 하는 것들.

이번일을 계기로 나는 어떤 것들을 생각하고 또 다짐하며 예전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세상에 그냥 일어나는 일들은 하나도 없다. 라는 메세지를 가슴에 새기며.

정말 더 열심히 살아야지. 많은 이들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그리고 우리 공주에게 정말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어야지.

앞으로도 매 순간. 행복하게 살아야지..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던.. 

그날의 기억을... 그날의 다짐을... 

 

절대로 잊지말자..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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