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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2.28 대구. 마스크대란 - 마스크는 대체 어디에...

 

마스크가 공급될거란 이야기를 듣고 아침부터 차를 가지고 병원가로 갔다.

대구에서 병원이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으로.

병원이 많은 곳은 자연히 약국도 많은 법.

차를 가지고 30여분을 달려 약국을 돌기 시작했다.

 

"마스크 있어요?"

"없어요."

 

또 옆 약국을 가서

"마스크 있어요?"

"없어요."

 

또 옆 약국을 가서

"마스크 있어요?"

"없어요."

 

10여곳을 돌았다.

대답은 한결같았다.

"없어요. 다 나갔어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마스크도 못사는 이런 현실이.. 너무 참담했다.

 

마스크가 정말 없어서 안 파는 것일까?

아니.. 그건 아닐것이다.

 

약국마다 일하는 직원은 적게는 2-3명 부터 대여섯명씩 직원이 되는 약국들도 있다.

각 약국마다 100개의 마스크가 지급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한 손님에게 적게는 2개씩 많게는 5개씩 판매가 되었다고 했다.

 

문제는 국가에서 약국으로 배정은 하되

그 마스크들이 모든 대구 시민에게 고루 분포되도록 하는 확인까지는 못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약국에서 100개씩 지급을 받아서 팔지않고 그들이 나눠서 가져간다고 한 들.

확인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 것인가.

그건 철저히 그 약사의 양심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

그들도 약사임에 앞서 대구에서 마스크가 필요한 한 시민이지 않은가.

 

결국 20여곳을 돌았지만 내가 살 수 있었던 마스크는 성인용 마스크 2개 뿐이었다.

 

할 수 없어 개당 8천원하는 천 마스크 5개랑 개당 4천원하는 천 마스크 3개.

그리고 우리 아기 소형 마스크 몇 개를 사고 계산을 하니 7만원이 넘었다.

 

욕이 절로 나왔다.

미친...

이젠 누구를 욕하고 탓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ㅆㅂ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은 무능한 정권탓인지.

애초에 바이러스를 만들어 낸 중국인지.

이 위험한 바이러스를 이따위로 퍼트리고 다닌 마귀같은 신천지것들인지.

사람이 목숨이 걸려있는데도 돈에 미쳐 마스크를 재놓고 장난질하는 돈에 미친 장사꾼들인지.

 

약국을 돌다가 12시가 넘어갔다.

오늘은 우체국에서도 2시부터 마스크를 푼다고 했다.

근처에서 가장 큰 우체국으로 차를 몰았다.

 

세상에.......

400명까지 판다고 했는데 대체 이 사람들은 언제부터 줄을 선건지 몇 백명은 훨씬 넘어보인다.

건물 전체가 우체국인데 그 우체국을 끼고 둥글게 사람들이 끝없이 줄을 서있다.

 

우체국 직원이 말씀하신다.

오늘 판매할 수 있는 인원을 이미 넘어서 줄 서도 소용없을거라고..

 

"그럼 우체국 규모와 상관없이 우체국마다 400개씩 지급이 된거에요??

 큰 우체국에서 더 많이 지급되는 줄 알고 큰 우체국 찾아온건데요,,,"

 

"모르겠어요. 다른 우체국 사정은 모릅니다."

 

그럼 누가 아냐고;;;

우체국마다 전화를 돌려봤지만 어느 한곳도 전화통화가 되지 않았다.

다른 우체국에 도착했을 땐 1시가 거의 다 되어가고 있었다.

이곳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체국 건물을 돌아서 줄이 끝이 없어 보인다.

 

그래.. 일단 천 마스크라도 샀으니..

매일 빨아서 쓰던지...

그런데... 빨아서 쓰는 마스크는... 안전할까...

 

비가 추적추적 떨어지기 시작했다.

울고싶었다.

 

이 상황이.. 이 막막함이..

대체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르는 악몽같은 상황들이..

이 지옥의 끝은 어디일까...

 

친구 간호사는 가족들이 혹여 전염될까 원룸을 구해 따로 생활한다고 했다.

아이들은 시댁에 맡겨놓은채.

어떤 간호사들은 마스크가 부족해 마스크안에 생리대를 넣어 착용한다고 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런 참담함에 눈물이 난다.

대체 언제쯤이나 끝이날까...

 

집으로 돌아와 좀 쉬고 있자니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마스크 좀 샀어요??"

"아뇨... 허탕만 치고 왔죠. 물어보고 싶다. 대체 산 사람들은 누군지. 몇 개나 살 수 있었던건지.

 천 마스크만 7만원치 사서 왔어요.."

"나 대출받으러 가야되..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

"나도 대출받으러 가야되요.."

 

우리의 대화는 대충 이렇게 한숨을 쉬며 끝이났다...

 

 

나는 또 기도를 한다.

제발.. 무사히 이 지옥이 지나가버리기를...

이 공포가 우리를 잡아먹지 않기를..

잘 버텨낼 수 있기를...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잘 버텨낼 수 있기를...

 

 

신이시여..

도와주세요...

늘 이렇게 힘들때만 당신을 찾지만...

도와주세요.... 제발.. 저희를 도와주세요......

그간의 우리에게 주어졌던 삶이 얼마나 감사한 것들이었는지.. 또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또 깊이 깨달았으니, 더 열심히 좋은 마음으로 잘 살아갈테니...

우리를 더 힘들게 하지 말아주세요...

 

 

 

도와주세요......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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