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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

L.I.F.E.S.T.Y.L.E 2014. 2. 17. 09:45 |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프로그램 "마녀사냥"

이 프로그램을 보면 참.. 그런 생각이 든다.

세상이 많이 변하긴 변했구나.

 

내가 어릴땐,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키스하는 장면만 나와도 당황스러워 어쩔줄을 몰랐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 TV를 보다가 그런 장면들이 나올때면,,

참.... 그 어색함이란... 하.하.하.

가고싶지 않았던 화장실도 가보기도 하고,

나보다 그 어색함을 참지 못하던 아버지가 먼저 자리를 일어나시기도 하셨는데.

 

예전엔 TV에 주인공들이 키스하는 장면만 나와도 온 가족이 그렇게도 뻘쭘했다. (=어색했다.)

허나 이젠 주인공들이 밤을 함께 보내는 일 조차도 드라마 흐름의 아주 자연스러운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니.

이것만 봐도 시대가 참 많이 변하긴 변했지.

 

20세 이상의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지만 그건 오직 은밀하고 비밀스러워야 했던 성이라는 주제가

이렇게 자연스러운 대화의 한 주제가 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은 하지만

너무 대놓고 성에 관해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게 아직은 약간 어색한 것도 사실이다.

 

참... 요즘 케이블에서 프로그램 만드는 사람들 보면 이렇게도 똑똑하구나 싶은게,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지만 그 누구도 입 밖에 쉽게 잘 꺼내지 않던 성이라는 분야를

이렇게 열린 공간으로 끌어내 그것을 또한 이렇게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자체가 너무 신선하다.

 

그 누구에게도, 심지어 친한 친구들에게도 잘 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이렇게 열린 공간에서 함께 공감하고 이야기하고 같이 고민도 해보고, 이 얼마나 좋은 취지인가.

 

단, 나는 이 이야기들을 이끌어 나가는 게스트들이 조금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 목표가 어떤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얼마전 허지웅 트위터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 난장 피우는 재미로 시작한건데 요즘들어 부쩍 2부가 연애 상담 멘토링의 분위기로 몰려갈 때가 있어 테이블을 뒤엎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런 말들이 진심으로 보이겠지만 어느 누구도 님들의 인생에 아무 관심 없어요. 이건 그런 프로가 아니라고. "

 

난 이 글을 보고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생각 해야 할 지 다시 고민해 보았다.

나처럼 30이 넘어선 사람들은 대게 TV에서 어떤 말들을 하든 이젠 나만의 어떤 생각의 틀이 박혀있기 때문에 그 누구의 말에도 크게 영향을 받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 누구의 말에도 들을건 듣고 흘려버릴건 흘려버릴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은 다를것이다.

그 누구도 성에 대해 바르게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도 없었거니와 누구 하나 바른 조언을 해주는 사람도 없었을텐데. 그랬었기에 이 프로그램이 그들에게 미칠 영향력은 우리 생각보다 더 크지 않을까?

 

어쨌거나 이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가는 진행자들은 이 프로그램의 인기에 그만한 책임감은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이 프로그램이 성 교육프로그램은 아니기에 보다 진지해야 한다, 이런 말은 아니다. 그랬다면 이 프로그램이 이런 인기를 얻지도 못했을테니까.

 

다만, 사연 하나 하나에 있어 진행자들은 너무 재미를 목적으로 하는, 영혼없는 멘토링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영혼없는 멘토링이 그 어느 시청자에게는 상당히 영향력이 큰 말 한마디가 될 수도 있을테니까 말이다.

 

난장 피우는 재미로 시작한건데... 이 말을 들으니 이 프로그램의 취지가 어떤 것이었는지 대충 짐작이 간다.

처음엔 무겁고 은밀했던 성이라는 분야를 오픈된 공간으로 끌고 나와 가볍고 재미있게 다루어보자라는 취지로 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프로그램이 되었고 이목이 집중되면서 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시청자들의 사연들도 보다 진지해졌고 그에 대하는 그들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져야 했겠지. 하지만 진행자들의 취지와는 다르게 너무 많은 이들이 거의 멘토링 수준으로 그들의 조언들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되니 그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리라. 그러니 우리가 하는말들에 너무 큰 영향은 받지 말아라는 의도로 저런 말을 한 것이리라.

 

난 이 글을 보고 허지웅을 오히려 더 좋게 보게됐다. 영혼없는 말들만 내뱉으면서 그 말들이 시청자들에겐 어떤 영향력이 미칠지 그것조차도 관심없는 연예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진행자들의 말을 너무 진지하게는 듣지 말아달라는 말을 저렇게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허지웅은 참 솔직하고 그래도 시청자들에게 더 애착이 있는 진행자임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은가?

 

난 이 프로그램이 마음에 든다.

음침하고 은밀하고 폐쇄적으로만 즐겨야 했던 성을 이런 오픈된 공간으로 이끌어 냈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은 박수를 받을만 하고, 각자 캐릭터가 분명한 네 남자들의 의견 역시 난 마음에 든다. 쌤이 자리값을 좀 못하는 면이 있긴 하지만...

특히, 까칠하지만 옳은건 옳다, 아닌건 아니다 내숭떨지 않고 자기 생각 확실하게 밝히는 성시경이 제일 좋긴 하다. 하하하. 그의 매력이란.. 너무 잘난체해서 약간은 재수없는 것도 그의 치명적인 매력이라는게,,, 아,, 놔... 후후후.. 

 

어쨌든, 분명 밝히고 싶은건 이 프로그램은 예능 프로그램이지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가 그렇듯, 시청자 역시 적당히 즐길건 즐기고 웃을건 웃어 넘기는 정도로 이 프로그램을 받아들여야지, 너무 진지하게 이 프로그램에 접근하는 것도 아니올시다라는 것.

 

어쨌든 앞으로 한참동안 내 오프를 신선하게 책임져 줄 프로그램을 하나 건졌다는 것 만으로도 나에겐 큰 수확이 될 듯.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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