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신상 옷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빚 잔치를 치르면서부터 나의 소비는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그렇다고 보는기쁨마저 그만 할 수는 없다.

 

요즘 가끔 인터넷쇼핑을 하다보면 내 눈을 의심하며 동그라미를 다시 세어보는 경우가 있다.

옷이 좀 고급스러워보인다, 예뻐보인다 싶어 클릭해보면

100만원을 호가하는 옷들이 우습게 널려있다.

 

코트 한 벌에 100만원은 그래도 오래 입으니 이해를 하려면 할 수도 있겠다.

허나 니트 하나에 60-70만원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나.

 

아니..

내 연봉도 적지는 않은데..

난 한번도 100만을 넘어가는 옷이나 가방은 사 본적이 없지만.

그래도 늘 한 달 카드값이 남들 한 달 월급만큼 나오는데 

저런걸 살 수 있는 사람들은 대체 한 달에 얼마를 벌어야 저런 비싼 옷들을 살 수 있는걸까.

 

대체 얼마를 벌어야 저런 옷들을, 저런 비싼 가방들을 고민없이 살 수 있는 걸까?

그래.. 나도 빚만 좀 적으면.. 좀 편하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니미럴.

미친듯이 일하고 돈 벌어서 정작 나는 써보지도 못하는.. 빌어먹을.

 

중산층에서 상위층으로 올라가는건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빚이 없는 내가 살고 있는 집 하나, 그리고 내 노후자금. 그리고 자식에게 줄 집 한채.

이거 마련하는게 왜 이렇게 똥줄이 타도록 힘드냔 말이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이 결혼을 안하고 자식을 안 낳는거겠지.

나도 나 혼자였으면 경제적으로는 더 풍요롭게 살았겠지... 만...

지금처럼 내 자식이 주는 행복까지 느끼지는 못했겠지.

밤에 아이가 가만히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세상을 다 가진것만 같은 내 안의 풍요로움은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

명품가방 100만개를 준다고 해도 바꾸지 않을 그 가치있는 마음의 풍요로움을.

 

아....

고단하다..

아침부터 아이 학교보내고 빨래하고 운동 좀 하고 잠시 볼 일 보고 보통은 점심도 굶고 저녁까지 일한다.

저녁은 또 먹는둥 마는둥 집에 돌아와 씻고 자기 바쁘다..

이렇게 팍팍하게 열심히 사는데. 

무엇을 위해서?

행복한가?

이 삶에 만족하는가?

 

씁.. 자문자답이 썩 만족스럽지 않다. 

 

Posted by 요조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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