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을 준비하며.
L.I.F.E.S.T.Y.L.E 2015. 10. 17. 16:03 |이곳에서의 삶도 적지않은 시간이 흘렀다.
하루 하루. 한달 한달. 그리고 한 계절. 그리고 한 해.
비딩을 하고 로스터가 나오면 또 월급이 나오고.
도하에서의 삶이 지겹지 않을만큼 로스터가 나왔고.
나의 뮤즈는 아웃스테이션에서.
그리고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월급도 어느정도 모았고.
모든것이 완벽 할 수는 없는 법.
이제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홀몸이라면 5년이고 10년을 해도, 살아도 좋을 곳이지만.
나는 또 내가 지켜야 할 보물이 있기에.
적당한 시간을. 아주 풍요롭게. 보다 나은 나의 삶을 위한 시간으로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다.
처음 resign statement form을 오피스에 제출할때는 나도 모르게 그 아쉬운 마음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했지만.
아니. 아직은 몇 번을 더 왈칵해야 할 순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소중한 친구들을. 한국에서 얼마나 더 자주 만나게 될 수 있을지.
가족처럼 정을 주고 받으며 지냈던.
그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나날들이 두 번 다시 돌아오지는 않겠지.
참 고맙다.
감사하다 감사하다 생각하면 얼마나 더 감사한 일들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내 친구들 덕분에 이 곳 생활을 외롭지 않게, 더 즐겁게 보낼 수 있었고.
그들 덕분에 도하의 모든 것들이 풍요로웠다.
그저 스쳐가는 인연이 아닌 정말 내 친구들.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이 더 많은 친구들.
2년간 무탈하게 비행을 마치고.
정말 좋은 일들이 가득했고.
내 가슴 가득 많은 것들을 배웠다.
우리 공주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픈 삶의 지혜들을.
그것 만으로도 우리가 함께 하지 못했던 2년을 채워줄 것이다.
나는 또 한국에서 비행을 계속하게 될 것이고.
지금처럼 이렇게 웃으며 재미있게 일을 하게 되겠지.
또 도움이 필요한 많은 이들에게 재능기부를 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아쉬움과 설레임.
가끔은 거지같다 생각한 회사와 도하.
하지만 어디든 100%가 있을 수는 없는 법.
"Treat others the way you want to be treated." 를 제대로 배워간다.
단순히 일이 아닌 인생을 배워간다.
그래서 나는 더 감사하다.
내 생애 가장 사랑했던 내 일.
그리고 가장 좋아했던 내 일.
어느 한 순간도 설레이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던.
어느 한 순간도 감사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던.
내가 이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음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아쉬움이 가득한.
떠나가면서도 Rejoining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하하. 하지만 그럴수는 없는 일.
떠나가는 그 순간까지...
유종의 미를 장식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