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설레이는 일.
D.R.E.A.M 2021. 10. 28. 23:28 |
가슴이 설레었던 적이 언제였는지.
그런 느낌이 어떤것인지 조차 잊고 살았다.
또 그런 마음이 필요한 것인지 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지냈다.
그렇게 바쁘게 살았다.
아니 살아내었다.
이 악물고 버티고 견디고.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는 그렇게 희생만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언니가 물었다.
"요즘 너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일이 뭐가 있니?"
체.
사치스럽다 사치스러워.
가슴을 설레이는 일 따위가 뭐냐.
웃을일도 없는데.
울화통이 터지지 않은 날이기만 해도 감사할 따름인데.
그렇게 생각하던 나는.
문득 깨달았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정말 버티고만 있었구나.
정말 살아내려고 발악만 하고 있었구나.
나는....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구나.
왜?
이제는 조금 편안해져도 되는데.
몇 년 전보다 많은 것들이 편안해지고 좋아졌는데.
왜 아직도 손에 힘을 풀지 못하고 그렇게 움켜쥐고만 있었던건지.
생각해 보려고 애를 썼다.
나를 설레이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감사할 일들은 참으로 많지만
슬프게도 내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일들은 없었다.
내 마음에 내려앉은 먼지들이 많아
내가 느낄 수 있는 감정들에 대해 너무 무뎌진걸까.
아니면.. 원래 이 나이에는 그런 감정들을 느낄 수가 없는걸까.
설레이고 싶다.
마음이 나풀대던 그때의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내 마음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가벼워져야한다.
내 마음이 가벼워지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유를 얻어야 한다.
경제적 자유를 위해.
나는 지금 좀 더 공부하고 똑똑한 여자가 되어야 한다.
2026년.
내가 이 모든 일을 그만두는 날.
나는...................
스페인의 작은 마을. 작은 집에서 하루를 시작할거다.
아침이 밝으면 동네 어귀에서 브런치를 먹고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동네를 한바퀴 돌고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동네 서점에 가서 책구경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와 요리를 해야지.
우리 똥강아지는 따릉따릉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내가 해주는 밥을 먹고
또 함께 책을 좀 보다가 이야기를 하다가 저녁이 어스름해지면 동네 펍에서 맥주를 한 잔 해도 좋겠다.
이번에는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가야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함께 자전거를 타고 함께 낮잠을 자야지.
스페인이 아니어도 좋다.
하지만 해는 꼭 쨍쨍한 곳이어야 한다.
해는 쨍쨍하지만 습하지 않은 곳.
치안이 안전하고 음식이 맛있는 곳.
훗.
이런 상상은 기분이 좋다.
입꼬리가 올라가고 마음이 흐뭇해진다.
그래서 2026년 전까지 나는 꼭 경제적 자유를 이루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
좀 더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짜피.. 5년뒤엔 일을 그만둬야하니..
5년동안은 최선을 다 해야지...
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