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바라본게 언제인지.
L.I.F.E.S.T.Y.L.E 2021. 5. 30. 22:09 |
넓은 마당에 정원이 예쁘게 꾸며져 있는 예쁜집으로 이사 간 언니덕에
매 주말 그곳에서 힐링을 한다.
왠만한 예쁜 야외 커피숍보다 훨씬 예쁜 집이다.
예쁜 꽃나무들. 들꽃들. 잔디가 펼쳐진 마당.
몇 주 전, 해먹까지 갖다 놓았더니 부러울 게 없다.
우리 똥강아지는 매 주말 이모집에서 주말을 보낸다.
이번주도 엄마는 집에 가든 말든 큰 관심이 없는 우리 똥강이다.
매 주말 집 근처 아주 맛난 동네 커피집에서 라떼를 세 잔 산다.
우리 모녀들은 그곳에서 책을 읽고, 신문을 읽고, 한 주간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일요일 아침. 마루만 혼자 두기 미안해 오늘은 마루까지 출동을 시켰더니
우리 큰 똥강아지가 아주 신이 났다.
언제나 얌전한 우리 덩치 마루는 그곳에서도 얌전하다.
언니가 똥강아지를 데리고 슬라임 카페를 간 동안
난 해먹에서 책을 읽다가 잠이 들었다.
그러고 눈을 떠보니 새파란 하늘에 구름이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이 예쁜 하늘을 이렇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라본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행지가 아니면 크게 여유를 가지고 하늘을 볼 일이 없었던 것 같다.
2021년 5월 30일.
참으로 오랜만에 여유로운 하루다.
엄마는 언니집에서 조차 한시도 쉬지를 않는다.
이제 그만 좀 앉아서 쉬시라고 잔소리를 했다.
잔디를 정리하고, 잡초를 뽑아내고, 나무의 누런 잎사귀를 정리하시느라
몇 시간이고 쭈구려 앉아 일을 하신다..
참... 저리 부지런한것도 타고 나야 하는건가.
간신히 의자에 앉힌 엄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70이 넘은 나이라고 믿어지지 않을만큼 엄마 얼굴은 환하고 곱고 예쁘다.
뽀얀 얼굴에 크게 주름이 많지 않은 피부.
웃을땐 여전히 볼이 바르게한 모습이 나이 든 소녀같다.
피부가 좋아 그런건지, 평생을 좋은 마음으로 살아 저리 편안한 인상을 가지게 된건지.
참으로 귀엽고 소녀같은 엄마다. 여리고 순해 남에게 쓴소리 한번 하지를 못하는 우리 엄마.
우리 엄마가 저리 순딩이라 내가 이렇게 강인해졌나 싶은 생각이 잠깐 든다..
20살 이후로 난 크게 쉬어 본 적이 없었다.
대학교땐 아르바이트. 졸업하고는 직장.
쉼없이 늘 무엇인가를 배우고 준비하고
늘 그 나이를 충실히 살아가느라 바빴다.
언제쯤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좀 편안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내가 계획하는 5년뒤에는 이룰 수 있겠지?
늘.. 내 삶은 언제나.. 내 생각대로 이루어졌으니.
물론 모든게 그러하지는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일들은 대부분 그리 되었으니.
이것도 간절한 마음으로 열심히 달려보자.
오늘같이 아름다운 여유를 잊지말고..
좋은 생각만 하며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다보면 또 다른 길에 닿을 순간이 올테니.